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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단편소설 흰 꽃, 아프지만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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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슬 2025. 2. 2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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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단편소설 흰 꽃, 아프지만 아름다운

 
 

 
 
 
돈*좋은 직장*연애*일상사들에 대한 건강한 애착과 욕망이 욕지기 나는 성찬에 불과했던 화자가 꿈꾸던 햇빛,
오랜 병석에서 일어난 사내가 무엇보다 우선하여 찾을 것이라는 햇빛은,
원초적인 감정*순수함*몸을 움직이며 일하는 삶의 냄새*자연적인 것*기본적인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죽음까지도)
 
한강 단편소설 흰 꽃에서
햇빛을 찾아 서울에서 제주로 갔던 화자는,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페리호에서,
흰 양복을 입고 백구두를 신은 흰 사내와 검은 실핀에 흰 리본을 단 중년 여성과 중년 여성과 함께 있는 중년 남성(남편 같아 보이지는 않았던) 그리고 고등학생들을 만났다.
 
한강 단편소설 흰 꽃에서 중년여성은
파도의 흰 거품을 보고 나비라 말하다가 구토감을 느꼈다.
흰 사내는 흰 물방울무늬 손수건을 중년 여성에 건네줬는데,
중년 여성이 흰 사내의 흰 양복에 구토를 해버렸다.
그러면서 중년 여성은 내가 다 망쳤다고,
자신에 복 없는 년*빌어먹은 년*죽일 년, 자기가 죄가 많아서 이렇다고  자신에 욕을 했다.
위와 같은 중년 여성의 행동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자신에 전가하는 사람들을 그리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강 단편소설 흰 꽃에서 화자는 중년여성의 흰 무명 꽃 리본을 보고
제주 집 주인 노파에게서 들었던 생빈눌을 떠올리기도 했는데,
장례 택일이 정해질 때까지 쥐나 벌레들이 못 들어오게 또한 비에 시체가 손상되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들어지는 생빈눌은,
사람 죽음의 의미가 변질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또는 사람이 사랑하는 이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것에는
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노파가 생빈눌을 설명하기 전에 남편을 잃게 한 4/3 사건을 이야기하며,
시간이 무수히 흐른 지금도 변한 것이 없다고 한 부분도 위 내용들과 유관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한강 단편소설 흰 꽃에서 화자는 선착장에서 두 여자아이가 흰 사내에 달려오는 것을 보고,
흰 사내에 양복에 부서지는 햇빛,
점점 번져나가는 햇빛을 보았는데,
개인적인 추측이지만 아내는 보이지 않았다는 부분에서
흰 사내가 아내의 죽음에 상심에 젖었다가,
여성들이 흰 무명 리본과 상복을 태우며 사자를 보내 듯,
흰 사내가 아이들을 보면서 아내를 잃었다는 상실감에서 벗어나며
삶의 의지를 되찾게 된 것을 그린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중년 여성이 흰 사내의 양복에 오물을 쏟은 후 이어 배설하였던 죄책감을 
흰 사내 역시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 밖에도 한강 단편소설 흰 꽃에서 흰 사내와 중년 여성이 배를 타고 돌아온 모습,
중년 여성/남성이 장기간의 여행 후 피로를 견디며 식사를 마치는 장면은,
사랑하는 이의 죽음에 슬퍼했다가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모습을 그리고 있는 것은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마지막으로 화자의 아버지가 죽은 후 1년이 지났을 무렵 화자의 어머니가 상복과 흰 무명 꽃 리본을 한꺼번에 태웠을 때 화자가 흰나비 떼를 본 듯 느꼈고,
이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49제가 지났을 때  화자가 무명천들을 태우며, 
자신은 누구 머리에 나비가 될 것인지 궁금해하며
어머니와 같은 딸을 낳고 싶다는 생각을 했는데,
이는 사람의 그리움을 포함해
생전에 궤적 * 죽음의 의미를 남기고 싶은 인간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러한 것들, 아프고도 아름다운 것들을 남기는 것이 생의 목적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다.
 

 
한강 단편소설 흰 꽃, 아프지만 아름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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