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줄거리/내용/결말
비행청소년
할렘가, 재개발로 곧 철거될 공간에서 세력다툼을 하는 제크파와 샤크파. 제크파는 백인 하류층, 샤크파는 푸에르트리코 이주민이다.
이 중 제크파에게는 오로지 '백인 토착민으로서 자신들의 구역과 긍지를 지키는 것' 만이 있다. 같은 백인사회에서는 무시와 천대를 받을지언정 적어도 할렘가 안에서는 그들이 우위에 있다고 생각하며 힘을 과시하려 한다. 그리고 그들은 이 공간마저 빼앗긴다면, 푸에르트리코인들에게마저 진다면, 그들은 전부를 잃는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체크파는 비행청소년 집단으로 볼 수 있다. 체크파의 수장인 리프는 이마에 총구를 겨눠도 아랑곳하지 않았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 6살 때부터 발렌티나 카페에서 초코바를 훔치기 시작했다. 더 이상의 구체적인 가정사는(변명) 나오지 않는다. 비행 청소년 리프를 중심으로 초반부의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뭔가 현실적이고 미묘하다.
제크파와 샤크파가 함께 댄스파티에 참여한다. '학교의 지원'을 받았다며 '여학생 한 줄, 남학생 한 줄로 쭉 손잡고 동그랗게 서 보라'고 말한 선생님의 말과 행동에서 비행청소년을 어설프게 교화하려는, 학생들 간 갈등을 얼기설기 봉합하려는 어른들의 모습이 연상되었다. 결국 그 자리는 화합의 장보다는 댄스 대항, 올림픽처럼 보였다.
이곳에서 주인공인 토니와 마리아가 첫눈에 반해 사랑에 빠진다. 토니는 개선될 여지가 있었던 비행청소년이다. 싸움으로 사람을 죽일 뻔한 토니는 교도소에서 1년을 살다가 나왔는데 발렌티나 카페에서 일하며 제대로 살기로 마음을 먹었기 때문이다. 토니를 받아 준 발렌티나는 마음을 고쳐먹은 전 비행청소년 토니를 '기적'이라고 칭한다. 그리고 리프 등 다른 애들과 어울리지 말라고 당부한다. 역시 청소년을 대하는 어른의 모습이 떠오른다.
댄스파티에서 샤크파와 제크파는 다음 날 자정에 결단을 내기로 하고, 사랑에 빠진 토니와 마리아는 다음 날 두 시에 만나기로 한다.
제크파와 샤크파는 결전을 약속하면서 칼은 사용하지 않기로 합의하지만 제크파/샤크파는 '만일'에 대비해 이를 지키지 않는다. 서로를 믿지 못함에 더 잔인해지는 것이다. 제크파 수장 리프는 총까지 준비한다. 어른들은 어린 리프에 총을 판다. 리프가 겁이 많았다면 그냥 돈만 갈취했을지 모른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줄거리/내용/결말
사회적 질병
제크파와 샤크파가 싸운다는 정보가 경찰에 새 나가고 경찰은 제크파 애들을 잡아서 조사를 한다. (참고로 경찰의 목적은 이들을 보호하려는데 있다기보다 '죽은 시체가 발견되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하는 데 있다.) 경찰과 제크파에 들어오고 싶지만 여자, 성소수자로 항상 소외되었던 아이가 활극을 벌이면서 경찰서에 제크파 아이들만 남는다.
그때 아이들은 역할극을 한다. 이들은 자신의 어려움을 경찰에게, 판사에게, 의사에게 차례로 호소한다. 가정환경이 문제였다고 항변하다가 정신병 진단을 받는다. 그리고 '사회적 질병'이라 스스로 진단한다. 마지막으로 그들은 직업이 필요하다는 진심을 말힌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줄거리/내용/결말
아메리칸드림
샤크파 수장 베르나르도와 결혼을 약속한 이리나는 미국에서 많은 돈을 벌어 행복한 가정을 꾸릴 꿈을 꾼다. 반대로 베르나르도는 푸에르트리코에 돌아갈 꿈을 꾼다. 베르나르도와 이리나처럼 푸에르트리코 남녀는 미국에서의 삶에 대한 상반된 생각을 갖는다. 여자들의 미래는 미국, 남자들의 미래는 푸에르트리코에 있는 것이다.
여자들이 미국에서는 청소부 등 낮은 사회적 지위의 직업을 가져야 하고, 많은 비용을 내고 집세를 내면서 살아야 하지만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꿈을 꿀 수 있으며, 문화적 향유를 즐길 수 있는데 큰 만족을 느끼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여자들이 낮은 사회적 지위나 권력에 대해 큰 모멸감을 느끼지 않는 것도 하나의 원인일 수 있을 것이다. 남자들은 자국 사회에서는 힘과 권력을 가지고 누렸으나 미국에서는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자국에서의 꿈을 꾼다고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다.
원주민을 정복한 이주민이 세운 나라에서, 자유의 나라로 대표되는 나라에서 인종 차별이 횡횡한다는 사실은 나에게 있어서 조금 어색하다. 스페인어를 의도적으로 번역하지 않았던 것도(나는 어차피 둘 다 못 알아듣지만) '이방인의 기분을 너도 한 번 느껴봐라.'라는 의도도 있지 않나 생각해본다.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줄거리/내용/결말
현실적 인간
결국 제크파와 샤크파의 결전이 벌어지고, 싸움을 말리려고 했던 토니는 결국 사랑하는 여자 마리아의 오빠인 베르나르도를 살해하고 만다. 베르나르도가 가장 친한 친구인 리프를 죽이는 것을 눈앞에서 보고 충동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이다.
자신의 오빠를 죽인 토니를 바로 용서하는 것도 예측할 수 없는 인간의 마음이 나타난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사실 마리아의 마음을 잘 이해할 순 없지만 사람마다 마음은 다 다르고, 처음으로 사랑에 빠진 소녀라면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리고 사랑하는 남자를 잃은 이리나가 토니를 용서해버린 마리아를 보고 화내다가, 이해하다가, 도와주려다가, 제크파에 농락을 당한 후 토니에게 마리아가 죽었다고 거짓을 말한 것도 인간의 마음 변화를 잘 보여준 것이 아닌가 한다.
결국 이리나는 토니에게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슬픔을 그대로 복수해 준다. 그러나 결국 그 아픔은 마리아가 받는다. 결과적으로 마리아가 죽었다고 생각한 토니가 생을 포기하고 자신을 죽이려는 치노에게 제 발로 걸어 들어가 버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사람은 자신의 잘못을 인지하더라도 잘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앞부분에서 제크파 애들은 자신들이 잘못을 하고 있음을 안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한 자리서 카페를 한 발렌티나가 제크파애들이 마리아와 토니를 도와주려 했던 이리나를 농락한 것을 꾸짖으며, 어렸을 때부터 얼굴도 이름도 다 아는데, 이제는 범죄자가 되어버렸다고 하는 장면은 너무 현실적이었다. 범죄뿐만이 아니라 모든 일이 그렇지 않나 생각한다. 잘못을 알지만 고쳐지지 않는 고치려 하지 않는. 그러기에 발렌티나는 토니를 '기적'이라 칭하지 않았을까.
영화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 줄거리/내용/결말
치노
요즘은 상상도 못 할 엄청난 범죄들이 시시각각 사회적 계층을 막론하고 일어난다. 거대하고 복잡하다. 구태의연하지만 청소년 시기에 상처받지 않고 안전하게, 가치관을 잘 정립할 수 있게 도와주면 괜찮을까. 높은 곳에서 뛰어내리는 토니의 생각을 막아 준 마리아와 같은 존재가 있어준다면, 마리아가 뻔뻔해질 정도로 자존감을 높여 준 토니와 같은 존재가 있어준다면, 마리아가 말했듯 사랑에 옳고 그름을 두지 않고 사랑을 생명으로 두고 누군가가 그 곁에 서 준다면 괜찮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백인과 결혼한 푸에르트리코인 발렌티나가 말 한, 이해받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어느 세상'이 되어준다면.
마지막에 치노, 갱단과 관련 없이 착실하게 살아가던 베르나르도 친구 치노가 토니를 살해하고 경찰에 잡혀간 결말은 이러한 문제를 특정 집단의 치부로 방치하다가는 결국 모두가 잠식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한다.
+ 볼거리 / 들을 거리
뮤지컬 영화라 볼거리도 너무 많고 음악도 좋다. 마리아도 진짜 너무 예뻐서, 후반부에 토니한테 사랑받아서 자기가 예쁘고 빛난다고 난리를 치는 장면이 너무나 당위성 있게 느껴진다. 장면이 청소부인 마리아가 사랑으로 공주님처럼 되는 것 같은데 그냥 공주님... 처음부터 청소부라고 언급했는데도 그냥 공주님...
그냥 내가 이야기에 너무 매몰되었다... 내가 본 웨스트 사이트 스토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그냥 이용당한.. 청소년 비행과 관련한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 엔딩크레딧 올라오기 전 마지막 문장도 ㄴ ㅓ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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