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헌트HUNT 후기
둘 다 엑스맨
결과적으로 안기부의 박차장과 김차장은 둘 다 엑스멘이었다. 김차장이 동림인가 의심스러웠다가도 박차장의 의심스러운 정황이 드러나다가, 다시 김차장인가 싶다가도 박차장이 동림이라는 확실한 물증까지 나왔음에도 박차장이 이중스파이가 아닐까 하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었다가, 결국 동림이 박차장이라고 확정되는 장면에 이르러서야 동림이 박차장임을 받아들였다.
김차장이 초반에 유효한 정보를 확보할 수 도 있을 범인을 죽이고, 증거를 가지고 있는 박차장 직속 부하 직원의 병실을 옮겨 그 부하 직원이 결국 총살당하고, 박대표와 수상한 커미션을 한 정황이 보이고, 박대표를 죽여야 한다는 김차장을 향한 측근의 수상한 조언, 또한 민주화 운동에 차출된 군인이었다는 부분 역시 동림이 김차장이지는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게 하였으나, 이는 김치장이 동림이어서가 아니었다. 김차장을 동림으로 추측하게 만든 모든 것은, 그가 일련의 조직과 함께 베드로(전 대통령)를 사살하기 위한 계획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첩자가 생활했던 세탁소에서 차장의 필체가 담긴 문서가 나왔을 때만 해도, 박차장이 자신의 부하 직원을 목졸라 살해하였을 때까지도 왠지 박차장은 첩자가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으나 결국 박차장이 동림이었다.
영화 상에서 박차장은 냉철하고 이성적인 인물로, 또한 철두철미한 인물로 그려졌고, 김차장을 동림이라고 보고 수사를 하는 과정에서도 전혀 거짓이 없어 보였다. 그러면서도 동료의 딸을 거두고 보호하는 면모도 보였고 본인과 나라의 안정성, 안위를 추구하는 인물이었으나, 그는 평화 통일을 바랐던 첩자이기도 했다.
반전의 결말
더 반전은 조유정도 그러한 인물이었다는 것이다. 심지어 그간 자신을 돌봐주었던 박차장을 바닷가에서 죽이는 마지막 장면도 반전이었다.
그리고 박차장의 주검이 남겨진 박차장 차 밖의 풍경인 바닷가에서 총성이 두 어번 더 울려 퍼지는데, 내 상상이지만 자신과 함께 박차장을 살해한 인물들을 죽이고 본인도 자살은 한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이 또 문제
결국 또 시대와 사회적 환경이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니 또 안타까운 희생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유정도 박차장이 선물한 새 여권*신분처럼 평범한 여대생일 수 있었겠지, 그리고 영화에서 그려진 많은 인물들도 생명의 위험은 감수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었겠지, 더 나아가 개인의 삶을 온전히 누릴 수도 있었겠지라는 생각들 말이다. (물론 국정원 등은 생명의 위험을 감수하고 살아가야 할 수도 있으나 대부분의 많은 사회 구성원들의 경우에는...)
무자비한 고문을 자행하게 만든 것은 물론. 잘 지내던, 믿고 의지하던 동료를 범인으로 밀어붙이고 때리고 모욕마저 서슴지 않게 만드는 것도 안타까웠다. 물론 이러한 일은 , 생명에 위협을 주는 정도는 아니더라도, 지금도 존재하기는 할 것이지만, 그러한 일에 얽히도 싶지 않다. 물론 나도 막상 그러한 상황이 된다면 진정으로 어떻게 할지는 궁금하기도 하다. 더 악랄해질지도 모르겠다. 사실 선한 사람이고 싶기는 하지만 실은 그러한 사람은 아니기 때문에.
목숨 값
목숨에도 값이 있다는 것, 생명의 가치가 차등되어 있다는 것도 다시금 느끼게 되어 안타까웠다. 도움이 되는, 값어치가 있는 인물은 살리고, 그렇지 않은 인물은 죽이는, 한 사람의 생사로 지킬 수 있게 또는 얻을 수 있는 것들은 다 달랐다. 어차피 소득도 개인에 따라 다 다르기에 어쩌면 목숨 값이 다르다는 것도 당연할 수 있겠지만, 너무 이상적인 세상을 원해서 인지 좀 그렇기는 하다.
아무리 그래도 생명만은, 그러한 부분만은 함부로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쨌든 인간을 그렇게 만든 세상이 문제일 것이다.
박차장과 김차장
이러한 사상에 가장 가까운 인물이 바로 박차장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평화 통일을 원했으며, 북을 배신한 이유도 물론 자신을 죽이고자 한 것에 따른 분노도 있겠지만, 전대통령이 살해될 경우 바로 전쟁을 시작하겠다는 북한을 막기 위한 것이기도 했다. 자신의 부하 직원들이 다치고 죽어나간 것에 크게 분개하는 인물로 본인의 생을 끝까지 지키려 하기도 했다. 이성적이고 냉철하고 지적이나 순수한 면도 가지고 있기도 한 듯하다.
전대통령이 살해당할 경우 전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박차장의 말을 김차장이 믿어주었다면, 어쩌면 김차장도 살지 않았을까. 그리고 또 다른 방법으로 민주주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시도를 박차장과 함께 하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김차장은 무조건적으로 전 대통령을 사살해야 한다는 목적을 달성하고자 했다. 상대적으로 더 감정적인 인물로 보였다. 이는 개인의 성향 탓도 있지만 과거의 상처와 분노가 켜켜이 쌓아 올린 것으로도 보였다.
그 외
1. 첩자가 폭탄을 터트려 주변이 잿빛이 되는 장면, 김차장이 죽어가는 장면에서는 무슨 이유 때문인지 테넷이 떠올랐다.
2. 두 분 다 너무 멋있으셨다.
3.유명한 분들이 특별출연을 많이 하셨고 나는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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