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검은 수녀들 후기, 불길 속으로 들어서는 장면만으로도
먼저 '각자의 쓰임'과 관련한 부분으로, 유니가 수녀가 병에 걸리고 무당이 말을 더듬었던 것도 신의 의도에 따라 결정된 것이 아닌라가는 생각이 들었다. 유니아 수녀의 기본적인 성정, 담대한 성격을 가졌으며 교리에 따라 생명을 매우 중시하는 가치관을 감안함에도, 수녀가 갑자기 알게 된 자신의 병을 너무나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며, 잘 알지 못하는 소년을 위해 투신하듯 열성을 다하는 모습이 쉽게 이해가 가지는 않았는데, 유니아 수녀가 신을 따르며 모든 운명을 그에 맡겼다고 생각하니 어느 정도 납득할 수 있었다. 말을 더듬었던 무당 역시 중요한 순간에 자신의 능력을 폭발적으로 드러내기 위해 말을 더듬고 영적인 능력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것으로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리고 영화 검은 수녀들은 천주교와 무속/수녀와 무당이 연대하여 한 사람 어쩌면 인간 세상을 구한 이야기로도 볼 수 있지만, 이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서 모든 것을 말해 주었다고 생각한다. 자궁암에 걸린 유니아 수녀가 악을 품으며 불길 속으로 들어갔던 장면, 신의 뜻을 따르며 인간을 수호하고자 하는 성인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이 어쩌면 이 영화의 모든 것이 아닌가라는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십이형상은 어떠한 형태로 드러날 수 있다는 것, 악마가 살생/파괴를 하는 인간에 대해 비난하는 등 그의 입장에서도 나름 할 말이 있어 보였던 점도(?) 인상적이었다. (사바하가 생각나기도 했다.)
이 밖에도 유니아수녀/미카엘 수녀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미카엘 수녀가 식탐을 가지게 된 계기는 조금 가슴 아프지만, 슬픔을 주체하지 못한 상황, 혼란한 상태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거나 탕후루를 손에 들고 가며 집어 먹는 부분도 귀여웠다. 그리고 악령이 깃든 희준이는 소름돋았다.
마지막으로 지극히 개인적으로 화룡점정이었던 것은 최준호신부의 출연이었다.... 나이 들어서 더 멋있어졌다. 성격이 진짜 그대로 인 것 같아서 진짜 실존 인물처럼 느껴졌다. 잘생겼어. 웃을 때 귀여워.
영화 검은 수녀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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