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승부 후기 - 1. 인생과 바둑
먼저 바둑을 잘 알았다면 훨씬 더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지 않았을까 해서 약간 아쉬웠다.
그리고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진 것, 특유의 기풍을 가지는 것,
그리고 답은 없지만 그를 찾아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신만의 방법/스타일을 찾아야 한다는 부분에서 인생과 비슷하다고 느껴졌다.
이창호사단은 어릴 적에 이겼을 때 짜릿한 기분을 느낄 수 있어서 바둑이 좋다고 했지만
스승을 대적하게 됨으로써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감정들을 느끼게 된다.
바둑의 상대는 무조건 적이며, 당연히 이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 맞지만,
어쩌면 인생에서도 상통하는 부분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딘가 헛헛했다.
좋아하는 이라도 그와 경쟁을 해야 한다 전투적으로 임해야 한다는 것,
나의 기쁨이 누군가의 암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저렸다.
(이겨본 적이 없어서 상상이다)
영화 승부 후기 - 2. 관계성
정말로 이창호 사단이 조금 더 늦게 성장했다면, 어쩌면 두 사람은 더 행복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조훈현 사단이 슬럼프를 이겨내고 이창호 사단을 이겨내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두 사람이 더 큰 성장을 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니 말이다.
말미에 두 사람이 대국 전에 기자회견을 하면서,
조훈현 사단이 '무심'을 이창호 사단이 '성의'로 출사표로 적어 내었던 것도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진정으로 위로가 되는 것은
같은 상황을 겪고 다시 일어난 사람이 해주는 말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조훈현 사단은 스승을 사진을 보며,
아마 자신도 이창호 사단처럼 스승과 스승의 국가인 일본을 이기고 세계를 제패했음을 상기했을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적수가 없었던 그에 스승의 가르침이었을 말,
이겨야 할 것은 바로 자기 자신이다라고 바둑판에 새겨놓은 말을 읽고,
자신에게는 물론 이창호 사단에게도 지면서도 끝까지 바둑을 놓지 않았던 남사단의 말을 듣고,
한 번 구렁텅이게 빠졌다가 나왔던, 한 번 피하기 시작하면 끝도 없다는,
창호도 자극이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하는 말을 듣고
다시 재기의 결심을 했을 것이었다.
그리고 조훈현 사단은 이창호 사단을 이기며,
바둑에서의 적은 자기 자신이라고 적힌 그 바둑판을, 가르침을 이창호 사단에 건넨다.
영화 승부 후기 - 3. 내면을 눈에 보이게
실존 인물들을 빼 박아 내놓은 외면적인 모습은 물론
인간의 복잡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연출, 연기 모두 다 좋았다.
바둑판이 아닌 연기판으로 보아도 무방했는데
여러 모로 안타까운 마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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