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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소설집 여수의 사랑_둥지를 잃은 이들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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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슬슬 2025. 5. 15.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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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소설집 여수의 사랑

 

 

 

주인공은 가족 모두 익사하려 시도했었던 아버지를 혐오했다.

그때 무서워 자기를 따라 나오는 동생의 손을 뿌리쳤었다. 

결국 동생과 아버지는 죽었고, 주인공만 살아남았었다.

 

주인공은 과거에 동생을 뿌리쳤던 손을 강박적으로 씻었다. 

뿐만 아니라 룸메이트들이 얼마 못 갈 정도로 청결에 무척이나 예민했다.

 

여수를, 자신이 무방비로 내던져졌던 여수의 바다를 떠올리게 되는 것만으로도 질색했다.

소매치기당한 자흔이 그 안에 여수로 가는 표가 있었다는 것을 듣고는, 자흔마저도 거부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놀랐을 때 엄마를 부르는 것처럼,

주인공은 어렸을 때 먼저 돌아가신 어머니 대신 '아버지'를 내뱉었다.

대학노트만 한 거울로 자신을 비춰보며 아버지를 느꼈다. 

 

 

갈 곳이 없는, 둥지를 잃은 사랑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버지에 대한 애증을 해소할 길이 없어 자기에 대한 혐오로 굴절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 것이었다.

자흔이 내일이 없는 것처럼 굴며 자신의 몸 마저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던 것도,

어항, 금붕들의 집에 자흔이 집착을 했던 것도 유의미하게 느껴졌다. 

자흔이 떠나가고 며칠이 지나지 않아 모든 금붕어들이 죽었던 것도

어머니 같았던 자흔의 부재 때문이 아닐까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주인공은 위경련이 일어났을 때 자신을 돌봐주었던 자흔의 품에 안겼을 때는 마치 어머니의 품 같다고 느꼈다.

자흔이 나가겠다고 하자 가지 말라며 아이처럼 사정했다.

자흔은 떠나지 않겠다고 말하고선 결국 떠났다.

어렸을 때 죽은 어머니처럼 자흔의 곁에 머물러주지 않았다.

 

 

주인공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동생마저 잃은 삶 속에서 

사랑은 물론 깊은 인간관계를 형성할 수 없었던 것은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다.

 

1년을 한 곳에 있으면 좀이 쑤시는, 떠돌이처럼 살던 자흔에 대해서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무언의 동질감으로,

주인공은 결백증을 앓고 있으면서도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보였던 자흔을 룸메이트로 받아들였으며,

자흔도 주인공을 진심으로 걱정해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과거에 자흔이 서점에서 남학생을 짝사랑했던 이유도 이와 같지는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혈혈단신의, 마음속 둥지를 잃은, 그들만의 사랑이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그들의 고향은, 종착지는 하늘 바다 땅 물일 것이다.

 

 

한강소설집 여수의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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