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후기, 영화관에서 보세요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 후기, 영화관에서 보세요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홀로코스트 영화
대단했다.
홀로코스트를 주제로 다루면서 폭력적거나 선정적인 장면을 단 한 장면도 넣지 않으셨다.
대화로 설명하지 않고 행동으로, 그 자체만으로 건조하게 그려내셨다. 아주 너무 잘.
OTT로 인해 떨어진 영화관의 가치를 기어코 창조해 내는 분들은 역시 존재한다.
독특한 연출 정말 와 이건 뭐지 했다. 모든 화면이 검은색으로 채워지고 음산하고 괴기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모든 화면이 하얀색으로 채워질 땐 절망스럽고 고통스러워하는 소리로 채워졌다. 또 붉은색이 보일 때는 울음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검은색은 아돌프의 지독한 악의를, 하얀색은 유대인들의 절규를, 그리고 붉은색에서는 울음소리와 같은 소리가 들렸던 것 같다. 잘 못 들었을 수도 있다.ㅠㅠ
붉은색은 아이들, 꽃과도 연관성이 있게 느껴졌다. 아돌프는 수용소를 생기 있게 보이기 위하여 부하들에 수선화를 잘 가꾸라고 명령한다. 학살을 정당화하기 위하여. 꽃은 그런 존재인데, 아돌프의 아내는 꽃과 밭을 열심히 일군다. 그리고 아이에게 꽃을 하나하나 알려준다. 또한 그 꽃들을 잘 키워 바로 옆 담장에 있는 수용소를 가리고자 한다. 더 높은 상급자에 꽃을 바치기도 한다. 부창부수.
아돌프 부부는 자신의 자녀들을 그런 꽃과 같이 키우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사람의 이빨을 가지고 논다. 그리고 나치군인이 탈출을 시도한 유대인 아이에 협박하는 소리를 심각한 일이 아닌 듯 듣고 자란다. 그리고 큰 아들이 비닐하우스에 작은 아들을 가두기도 한다. 그리고 바로 이어 총? 무기와 같은 것을 쥐고 앉기도 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악을 익히고, 학살을 정당화할 수 있는 꽃과 같은 존재로 성장할 것 같았다.
또한 아돌프 부부는 바로 옆에서 사람들이 불에 타 죽고 있는 가운데, 본인이 전출된 것에, 안락한 전원주택을 포기해야 하는 것에 고통스러워한다. 본인들의 성공과 행복을 위해서라면 다른 사람이 죽어가는 것에 전혀 괘념치 않는다. 사실 아돌프 아내가 정말로 이해가 가지 않았다. 아무리 그래도 바로 옆에서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그곳을 그렇게 지키고 싶었을까 했는데, 언택트톡을 통해 아돌프 아내도 부정적인 의미로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것을 듣고 아 그럴 수도 있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그리고 영화의 가장 쟁점은, 아돌프 가족과 내가 전혀 다른 종족은 아닌 것 같다는 사실이다. 내 고민이 타국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사람들의 고통보다 중요하다. 타인들의 생죽음을 당연한 듯 외면하고 있다. 현재도 여러 분쟁 가운데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고 있지 않은가. 운명이라 생각하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애써 외면하며 살고 있는 것뿐이다.
이밖에도 수용소에서 노역 중인 유대인들을 위해 한 밤중에 수용소 부근에 사과를 몰래 땅에 숨겨 놓는 소녀의 모습과, 아돌프가 자녀에 대해 들려주는 헨젤과 그레텔 동화가 함께 들리는 장면들도 인상적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그 이야기를 듣는 소녀/아돌프 딸은 동화 같은 삶을고 있지만, 다른 한 소녀는 다른 유대인들을 위해 목숨을 걸고 식량을 제공해 주는 현실의 삶을 살고 있는 것으로 느껴졌다.
또한 이와 연관해서, 아돌프 집 안 수영장에서 아이들이 놀던 것과, 강가에서 아돌프와 자녀들이 수영을 하던 도중 아돌프가 유대인 학살 흔적을 발견하며 기겁했던 것 같은 모습도 동화와 현실의 대비처럼 느껴졌다. 아돌프 자신은 학살을 하지만, 위험하고 잔인한 것이 자신의 손에 직접 와닿았을 때, 행위자가 아닌 피행위자/당사자로 그를 직면했을 때는 소름 끼쳐하는 것 같았다. 근데 그게 현실이잖아요....
마지막으로 언택트 톡으로 좋은 내용들 많이 말씀해 주신 것 같은데, 얼빠 이슈로 집중이 안 되어서 잘 소화하지 못한 것 같다. 심지어 중간에 헨젤과 그레텔 이야기하실 때 나와가자고 ㅠㅠ... 아무튼 그렇지만 좋았다. 이런 영화 진짜 우와